간략한 로마 이야기 3) 제국의 몰락과 새로운 적 투르크 로마-비잔티움 이야기
















  바실레이오스의 사후 제국은 나약한 동생 콘스탄티노스와 그 딸, 사위들의 손에 맡겨진다. 조이 포르피로게니타는 차례대로 로마노스, 미카일, 콘스탄티노스 모노마코스와 결혼하여 그들을 황제위에 올렸지만 그녀와 여동생 테오도라 포르피로게니타는 이미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였으니 마케도니아 왕조는 200년을 채 다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겉으로 보기에 제국은 아직도 강력해 보였다.  실제로 바실레이오스는 1440만 노미스마타라는 막대한 통치자금을 남겼으며 제국군 자체가 당장에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바실레이오스가 사망한 뒤에도 영토는 오히려 늘어나고 시칠리아를 일시 점령하기도 했다. 끔찍한 질병에도 불구하고 제국을 위해 진력한 파플라고니아인 미카일, 아나톨리아의 대군벌이자 콤네노스가에서 처음 황제위에 오른 이사키오스, 유능한 장군이었던 로마노스 디오게네스와 같이 아예 무능한 자들만이 황제위에 올랐던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내리막길을 걷는 제국에는 그들 이상의 인재가 필요했다. 불행히도 시대는 다시 격동하고 있었다. 조이의 세 번째 남편 콘스탄티노스 모노마코스의 시대까지도 바실레이오스가 남긴 막대한 자금은 남아 있었지만 사치 그리고 페체네그와의 대전쟁은 국가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르메니아 테마의 수많은 병사를 병적에서 지움으로서 파멸의 단초를 제공한다. 군벌인 이사키오스가 황제가 되었지만 그는 군대의 개혁보다 당장 구멍난 재정을 메우는 데 급할수밖에 없었다. 이사키오스는 수도귀족의 대표 두카스 가문의 계략에 의해 짧은 치세를 마감하고 퇴위한다. 콘스탄티노스 두카스는 이탈리아와 아르메니아, 아니가 각각 노르만족과 투르크에 의해 침탈되는 와중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제 시민과 귀족들은 더 이상 나약한 수도의 귀족에게 황제위를 맡겨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반 세기에 가까운 군사적 무관심 끝에 황제에 오른 로마노스 디오게네스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바실레이오스 사후 군대에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인 최초의 황제였다. 전임 황제의 치하에서도 군대의 붕괴는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이대로는 제국군 전체가 파멸할 것이 분명했다. 그는 노력했지만 곧바로 큰 위기가 찾아왔다. 오합지졸이 된 테마의 군대를 규합하여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그를 기다린 것은, 제국의 수많은 적들 중에서도 가장 지속적인 위협이 되었던 자들 곧 투르크인들이었다.

 급격히 성장한 대 셀주크 제국은 이미 제국령 아니를 빼앗은 바 있었다. 아르메니아의 방어선은 이미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져 있었기에 로마노스는 큰 싸움 한 번으로 모든 전세를 뒤엎을 계획을 세우고 대군을 소집한다. 로마노스는 7만에 달하는 대군을 이끌고 만지케르트로 향했다. 셀주크의 지도자 알프 아르슬란은 불과 2~3만의 병사만을 거느리고 있을 뿐이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파멸이었다. 군대를 둘로 나눈 전술적 실책, 남은 군대의 절반을 이끌고 황제에게 등을 돌린 수도 귀족에 의해 로마노스는 패배했다. 동시에 제국의 붕괴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사키오스 콤네노스가 1057년에 쿠데타를 일으킨 이래 14년이 지났다. 길고 안정된 마케도니아 왕조의 다스림 아래 쿠데타가 성공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지만 이사키오스의 반란 이래 그것은 더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내전이 일어났다. 로마노스의 뒤를 이은 미카일 두카스는 간신히 국경지대의 동서 양 끝인 안티오키아와 테오도시오폴리스를 유지했지만 그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셀주크 투르크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이 와중에서도 아시아의 군벌들이 단합해서 투르크를 막아 내는 일은 없었다. 

 이제 400년 동안 제국의 심장이었던 아나톨리아는 상실되었다. 제국은 더 이상 동지중해의 패권국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일찍이 페르시아의 대침략기에도, 아랍의 정복에도 제국이 이처럼 나락에 떨어진 적은 없었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로마군의 조직도 이 때 비로소 와해되었다. 

 만지케르트 전투로부터 10년 후, 제국의 서방 도메스티쿠스인 젊은 장군 알렉시오스 콤네노스는 멸망 직전의 제국을 물려받았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